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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골치아픈 ‘노출과 심도’ 친해지기

CaptainLee 2010. 1. 19. 20:31


골치아픈 ‘노출과 심도’ 친해지기

사진03.jpg
사진 3   1/400초 f 20  ISO 400  노출의 기준을 전구에 두었더니 이렇게 어둡게 찍힙니다.

  
조리개 따라 변하는 사진… 
자기 기준을 세우자

 

원래 강의실 코너는 제가 정해둔 순서가 있고 그에 따라 진도를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특별한 요청이 있을 땐 순서와 상관없이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오늘 역시 특별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초보자들이 사진이론서를 술술 읽어나가다가 턱하고 막히는 대목이 몇 있습니다. 그 중에 단골 걸림돌이 노출과 심도입니다. 이미 강의실 앞 부분에서 한 번 짚고 넘어왔습니다만 읽을 땐 이해가 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므로 다시 한 번 설명의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찍으려고 하는 사진을 얼마나 밝게 혹은 어둡게 찍을지 결정하는 것을 “노출을 조절한다”라고 표현합니다.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사진이기 때문에 노출 또한 현장의 밝기를 그대로 재현해주면 될 일이며 요즘 나온 카메라엔 모두 노출계가 달렸으므로 자동노출로 찍으면 거의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밝고 어두운 부분이 복잡하게 얽힌 곳에선 노출의 차이가 심하며 또한 사진가의 기준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다 보면 또 머리가 아파올 것 같으므로 이번엔 편하게 넘어가 보겠습니다.

 

심도는 초점이 맞은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좁은지를 따지는 용어입니다. 깊을 심(深)자를 씁니다. 초점이 깊게 맞으면 심도가 깊다고 하고 초점이 일부에만 맞으면 얕다고 합니다. 

 

심도를 좌우하는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조리개를 조이면(조리개 숫자를 크게 하면) 심도가 깊어집니다.

광각계통으로 갈수록 심도가 깊어집니다.

카메라를 든 내가 피사체에서 멀어질수록 심도가 깊어집니다. 

 

사진 1을 보겠습니다.

새해 첫날 바닷가 어느 식당에 들어가서 칼국수 한 그릇을 시켜놓고 기다리던 차에 창문을 보니 전구 장식이 반짝거리고 있었고 창밖으로는 바닷가가 멀리 보였습니다. 매뉴얼 모드로 그냥 한 장 눌렀습니다. 노출의 기준은 바깥 풍경에 두었습니다. 그랬더니 전구 장식에 들어온 빛이 눈에 보이질 않았습니다. 이럴 땐 어둡게 만들어야 하니 조리개를 조였습니다. 사진 2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만족스럽지 않아 더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사진 3이 그것입니다. 어둡게 찍기로 유명한 게오르기 핀카소프의 사진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애초 목적은 전구 장식의 불빛을 찍으려는 것이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강조가 된 상태입니다만 여전히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불빛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초점의 기준을 바깥쪽 풍경에 두었습니다. 사진 4가 그것입니다. 초점이 바깥으로 가면서 전구의 초점이 흐려졌으니 빛 망울이 커졌습니다. 초점이 맞지 않으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데 빛의 경우 번지면서 더 크게 보입니다. 조리개를 하나 열어서 (조리개 숫자를 하나 작게) 심도를 얕게 만들었더니 조금 더 커졌습니다. 사진 5입니다. 

 

이왕 하는 김에 더 큰 빛망울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렌즈를 아예 바꿨습니다. 망원으로 갈수록 심도가 얕아지기 때문입니다. 70~200밀리 렌즈에서 155밀리 정도입니다. 빛망울이 너무 커지면서 색이 희미해지니 전체가 잘 보이질 않습니다. 사진 6입니다. 이래선 효과가 떨어집니다. 줌을 밀면서 135밀리로 만들었더니 적당한 크기가 나왔습니다.

사진 7입니다. 물론 제 마음에 들었을 뿐이지 각자의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주문한 칼국수가 식기 전에 카메라를 내렸습니다. 초점을 어디에 맞출지, 노출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 그리고 심도를 어떻게 정할지는 모두 사진가가 선택할 일입니다. 초점과 노출과 심도의 변화에 따라 사진이 확확 바뀝니다.

 

재밌는 사진을 찍어보시기 바랍니다.  
사진01.jpg
사진 1   1/320초 f 7.1  ISO400  노출의 기준을 바깥 풍경에 두었습니다.



출처 : 國家와 民族을 ♡하는 老宿者 입니다.
글쓴이 : 老宿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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