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문학의 마을/나의글

행운의 행운 목 (幸運 木)

CaptainLee 2010. 7. 8. 10:00

행운 목 (幸運 木) 

  어둑 어둑 온 세상이 어두워지고 별이 눈 비빌 때

어두운 선교(船橋)를 올라가니

어디서 인지 유난히 꽃 향기가 짖게 나를 유혹 하는구나

 

향기롭다 못해 사람의 애 간장을 다 녹이는 진 하디 진한 이 향기

그 어디를 돌아보아도 먼 수평선과 유난이 빛을 발하는 별들뿐

이 바다에서 이토록 짖은 향기가 내 코를 자극 하다니

 

향기에 취하여 선교를 둘러보니 수부(水夫)들의 작은 정원이 보이네

열 댓 개의 커다란 그릇에 옹기종기 자리 잡고

말 없이 우리와 함께한 이름 모를 몇 개의 들풀들

 

사랑하는 이가 그리워서

아름다운 세상 삶이 그리워서

아니 무엇보다 흙 내음이 그리워서

이곳 저곳 길가 에서 옮기어 놓은 수부들의 작은 정원

가족을 돌보듯 자식을 돌보듯 길게는 15여 년 짧게는 2 - 3

슬픔도 기쁨도 그리고 험한 고통도 함께 하여온 화초 (잡초)

 

15여 년 전 브라질 어느 촌락 길가에서 잘라온 한 토막의 물 나무 .

꽃도 피우지 못하고 유난이 긴 잎새에 푸르기만 한 물 나무

식구들의 사랑도 관심도 받지 못한 체 선교 한 구석 자리잡고

물만 있으면 살아가기에 우리는 물 나무 라고 부르길 고집하네

꽃집에서는 행운(幸運)이 온다 하여 행운 목이라고 부른다네

 

선박에 식수 (食水)가 부족하면

선장은 급수 제한 명령을 내리고

우리 식구들은 세수, 양치 물도 궁하여라

빗물로 세수 빨래하고 샤워를 하니

물 좋아하는 너에게 줄 물이 없어라.

10여 일씩, 길게는 한달 씩 물 한 방울 주지 못 하였네

 

부두에 접안 하면 사랑하는 이들 찾아 떠나는 수부(水夫)

누구 하나 돌보는 사람 없어 무관심으로 방치 하였네

누구도 원망도 미워도 하지 아니하고

언재나 그 자리에서 선교를 지키며 자라온 물 나무,

물로 만도 잘 자라기에 물 나무라고 이름 붙이어진 나무 

그 외롭고 고독의 행운 목 (幸運 木)이 오늘 꽃을 피었네

  

열악한 환경에서 꾹 꾹 눌어 살아온 15여 년

제대로 성장치 못하면서 고고함과 푸르러 움을 잃지 않았네

날씨가 험악 하여 파도라도 치면 이리 쓰러지고 저리 구르고,

그 누구도 원망치 아니하며

아픔도 슬픔도 가슴에 깊이 묻고 살아온 물 나무 

15년 만에 피운 꽃 귀하디 귀한 꽃 이어라

아픔과 고통의 15년 말없이 속 알이 하면서

사 나흘 향기와 아름다움을 위해 15년을 견디어 온 물 나무

그 짧은 영광도 참 기뻐하며 활짝 웃음꽃 만발 하네

지나온 세월의 아픔과 슬픔이 향기의 진액이 되어

끈끈한 액체로 눈물 흘리듯  흘러 내리네

 

해가 빛 나는 낮에는 양가 집 수줍은 애기 씨 모양 고개를 숙이고

입을 꼭 다무시니 수줍음이 많으신 물 나무 속내는 알 수 없어라,

해가지고 달이 올라 오니 정월 대 보름 달 높이 돋은 날

애기 씨 담 넘어 불꽃 놀이 가는 동내의 머슴아들 몰래 훔쳐 보듯

살며시 고개 들고 내다보고 환하게 미소 짖듯

꽃 망우리를 활짝 터트리고 향기롭고 아름답게 고개를 세우시내

 

고진감래 (苦盡甘來) 라 길고 긴 시간 참고 또 참고 모든 역경을 지내온 물 나무

15년 만에 웃음과 행복이 만발 하여라

모든 식구 사진 찍고 노래하고 모두 행복해 하여라

이 행복과 행운이 모두에게 함께 하리라 믿고 다짐하네

                                      2010 유월 스무 엿새 날

 

 

  

너무도 귀하고 보기 힘든 행운목이 우리 집에 꽃피어 습니다

행운과 행복이 집안(船舶) 가득 하여지고 우리식구들 가정에 행운 만이

가득 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