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허망함
벌써 3일째다
선교에서 높은 파도와 힘겨루기를 시작한지 3일째 도저히 식사를 하러 내려 갈수가 없다 너무도 흔들고 요동치는 배이기에 음식을 만들 수가 없다는 베트남의 요리사 의보고가 머리에 맴돈다.
속이 비면 식구들이 더욱 힘 들것인대 뭐라도 속을 채워야 하는 대 혼자 속으로 중얼거려 보지만 별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남은 과일 이라도 먹게 내어주라고 지시하고 하늘을 바라보니 먹구름이 뒤 덥여 있어 언재 개일지 한숨만 나온다.
올라오는 파도 때문에 갑판의 상태를 확인 할 수 없다는 갑판장과 일등 항해사의 보고 가 들어온다.
나이아가라 폭포 보다 더 무섭게 쏟아지는 갑판의 바닷물 이고 보니 어찌 갑판에 나가서 확인하라고 지시 하겠나,
거기에 굳게 입을 다물고 앞의 파도만 바라보며 배를 조선하는 무뚝뚝한 내 모습에서 그들을 더욱 무서움으로 몰고 가는지 모른다.
갑판에 올라오는 바닷물이 끊이지 않고 배의 속력도 1-2넛드 (시속 2 - 3키로) 밖에 안나가니 배는 거의 바람에 힘에 전진을 못하니 정지 상태와 같다
보통 정상으로 운항 할 시는 12-13넛드 (시속 23-25 키로) 인대 너무도 강한 바람에 도저히 앞으로 전진이 불가 하다.
이렇게 바람이 불고 파도가 시작한지 엇 그저께 밤부터이다
엇 그저께 저녁 나질 해가 질 때부터 유난히 황혼이 길고 암갈색의 구름이 온 하늘을 덮는 듯하고 밝은 달 주위에 달무리가 짖게 테두리를 둥글게 만들더니 기압이 내려가고 바람이 강하여지며 파도가 거칠어지기 시작하였다
갈매기도 사라지어 보이지 않는지 오래고, 그들은 앞으로의 날씨를 우리보다 더 빨이 감지하고 그들의 보호 구역으로 피신한다.
배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을 보면 미리 다가오는 악 천을 예상한다.
모든 기관 자동 시스템을 수동으로 바꾸고 기관실도 당직 체제로 들어갔다 조타기도 수동으로 사람에 의하여 수동으로 조작을 시작 했다
배와 육상의 연결은 무선 전화와 텔랙스가 전부이다, 이것이 우리의 생명 줄 이며 땅을 밟고 사는 사람들과의 유일한 연락망이다,
소리치어도 손을 흔들어도 들이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점점 심각하여지는 수면 상태, 더욱 더 심각한 상태로 변해 가고 있었다.
기상 예보는 매일 오전 0900UTC (GMT) 와 2100UTC (GMT) 에 나오고 또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 보고는 속보 보도로 시시 때때로 나오고 있다
받아 보는 소식은 그저 그리 좋은 상태의 기상 통보는 아니다
대서양 한 복판 에 배가 있으니 어디로 갈 때도 없다 그냥 열대성 저기압을 피해서 반대쪽 안전 방향으로 달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우리는 이동성 열대 저기압이라고 부르지만 필리핀 근해에서 발생하는 것은 타이폰(태풍)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것은 싸이크론 호주 근해에서 발생하는 것은 윌리윌리 맥시코 큐바등 켈리비안 해안 근해에서 발생하는 하리케인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저녁 황혼의 구름 색깔이 짙은 암갈색으로 변하고 하늘에 뭉게구름이 없어지고 물고기 비늘결모양으로 변하고 달무리가 생긴다던지, 기압의 변화가 가파르다 던 지 새들의 행동과 특수 물고기 (돌고래 등) 행동이 특이 하다 던 지 또 이상한 바다의 울림이 들린다고 하면 모든 것이 날씨가 예상 스럽지 않다는 증거이다
근래에는 너무도 기상 예보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그리 흔치않지만 가끔씩 뜻 하지 않게 이러한 돌발 사고를 만나고는 한다.
옛 선배들의 이야기로는 귀신도 못 따라하는 것이 바다 날씨야 하곤 말씀들을 하시었다 최첨단 기술로도 알 수 없는 바다 날씨이기 때문이다.
10도 20도 기울어지는 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선수가 바다로 내려 올 때는 그냥 내려 꽂으며 선수와 파도가 부대치는 소리가 금방 배를 동강 낼 듯 하다
선수 와 중간 부분 그리고 선미부분 3개의 부분이 따로 논다 꼭 축구장에 관중들이 파도타기를 한다며 일어서다 앉는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보는 듯 하다
어재 아침에는 그냥 밥 위에 김치 계란 후라이 한개 얹어서 먹고 지금까지 커피로 지탱하고 있다 내가 두려워하면 모든 선원들이 두려워한다. 입을 악 물고 그냥 강한 척 한다 “야 야 너 키 똑 바로 잡아” “이게 무슨 파도야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들 진짜 파도를 만나 봐야지 알겠어.” 그냥 허세를 부른다.
4시간을 조타기 앞에 서서 조타기를 잡던 조타수가 파도에 선교 한 구석으로 나둥그러진다, “야 임마 젊은 놈이 뭐야 왜 그리 힘이 없어” 물론 이재 스물 두서넛 살 먹은 타수 그가 무척 힘들고 또 두려워하며 조타기를 잡는 다는 것은 당연 한 것일 것이다
이재 한참 학교 다닐 나이 가난한 부모 밑에서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든 이들 30 여년전 우리나라의 선원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듯 하다 1970년대 초 힘들고 생활이 어려워서 많은 젊은이들이 바다로 뛰어 들었다 그 당시는 고소득의 직장 이었으니까
일부러 다른 사람들 정신 차리라고 더욱 고함을 지르며 야단친다.
이러한 파도가 치면 우리 뱃사람들은 혼자 침실에 있기를 회피하고 어디에 모여서 쓸 대 없는 아주 영양가 하나 없는 이야기로 두려움을 잊으려한다
이때 하는 이야기들 주로 군대 이야기와 연예인들의 낮 붉히는 얼룩진 이야기들 그리고 자신들의 무용담이 전부이지만 그래도 함께 두려움을 달래고 모여서 서로의 두려움을 감추고 있다
젊은 수부들은 구명조끼를 옆에 두고 불안해하기도 하고 선배들의 입에서 혹시 무슨 이야기가 나오나 귀를 곤두 세워보지만 별 말이 없다
오래되고 경험이 풍부한 수부들이 깨끗이 목욕을 하고 깨끗한 작업복을 입고 올라와서 “선장님 괜찮겠지요, 아 그놈의 바람 시원 하게 잘 분다, 아주 힘이 강한 놈입니다 동삼이라도 먹고 오나 보지요” 하고 속을 드러내지 않지만 선교 까지 올라와다함은 그도 불안 하다는 증거이다 “괜찮아요. 이런 일 한번 두 번 인가 뭐 완 투 해 배 타봣수 왜 이래 백전노장이 젊은 애들 기죽일 있어 또 이리 파도 안치면 배 타는 맛이 나나, 롯대 월드 바이킹 타는 것보다 더 나 은대 뭐 ”
함축시킨 한 마디 한 마디 그냥 아무러치 않게 받아 넘기는 듯하지만 내포된 많은 의미의 말들을 한다.
이렇게 심한 파도와 (9-10 메타의 높이 파도 와 초속 70-80 킬로 메타의 강풍) 만나서 힘을 겨루어 본지도 참 오래전 이야기고 보니 그냥 허세만 부리는 나 자신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모두들 내 얼굴만 바라보는 이 사람들 누구와 의논하고 길을 물어 볼 수도 없는 답답함이 더욱 나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벌써 이틀을 커피로 허기짐을 달래며 선교에 붙어 서있다
그저 우리를 돌보아 주시고 지키어 주시는 하나님께 기도만 드릴 뿐 이다
이렇게 아프고 힘들고 두려운 고통을 참고 인내 하는 법을 우리 스스로 알고 터득 할 수 있고 당신이 함께 하심을 알 수 있도록 하여주심을 감사 드림니다.
여기 있는 이 사람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여기 서 있습니다,
당신이 어여삐 보아 주시고 슬프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 주소서
저희는 할 수 없지만 당신은 능히 하 실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여기 함께하는 이 사람들은 자신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보호하기만을 바라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영혼들입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많은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도 아니 입니다.
그저 이 파도가 조용히 잠을 자는 것과 건강하게 근무를 마치고 가족의 행복한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바래움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당신이 함께 하시는 것을 굳게 믿고 꼭 우리가 그리 되라는 것을 믿고 또 믿습니다.
이렇게 힘겨루기를 하기를 사흘째, 조금씩 날씨가 풀린다.
파도가 낮아지고 파장이 길어지며 바람이 불투명 하게 강약을 나타내고 가끔은 햇살이 비취기도 하며 파란 하늘도 보인다,
배의 속력도 올라가고 뒤집어진 바다 물이 푸른 색깔로 다시 돌아오고 바다에 생선비늘 같이 일던 하얀 파도가 사라지고 있다
이재야 우리의 힘의 겨루기가 끝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기관을 자동 장치로 전환 하고 사무실로 돌아 와보니 이것은 말도 아니다
철거반이 달 동내를 완전 파괴 하고 지나간 것 같다
깨어진 컵의 유리조각, 굴러다니는 음료수 켄, 어디 숨었다 나온 동전들 과 볼펜 연필들, 물에 젖은 서류들과 책들의 향연, 작업복의 널 부러짐 아주 멋진 조화다
당번을 불러서 청소를 시키고 대충 정리를 하고 침대로 향했다.
야 ~~ 이거 얼마 만에 누어 보는 침대인가
아 ~~이 행복 그 누가 알겠는가. 너무도 포근하고 행복 하다
이재야 모든 힘겨루기가 끝이 난 것이다
우리의 멋진 한판의 힘겨루기가 이리 무승부로 끝이 났다
우리에게는 많은 괴로움과 아픔 그리고 슬픔과 두려움을 동반 했지만 그 뒤에 오는 이 안락함 그 어디에서 느끼어 보겠나.
우리가 이리 힘들게 힘겨루기를 하는 것을 그 누구도 모른다,
가족도 또 사랑하는 사람들도, 그러므로 그 누구도 우리에게 장하다, 힘들었다, 그리고 너무 고생했다, 하며 박수를 보내지 아니 한다 너무도 허망 하다
하지만 우리는 허망함 뒤에 오는 적막의 고요함을 사랑하고 또 얼마나 행복함을 느끼는지 모른다. 거기에 하나님의 감사함과 또 고마움을 잘 알고 있다
너무도 행복하고 고마워하며 나는 깊은 잠으로 빠져든다.
친구분들의 기도에 힘든 파도와의 힘겨루에도 무사히 왔습니다
다시 만나서 반가습니다
한분 한분 모두 기억하며 더올리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기도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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